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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키우는 마음으로옥천읍 상계리 개나리어린이집 유명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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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9  14: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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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에서 나고 자란 아이는 먹거리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다. 만병의 근원이 먹거리에서 나오기에 좋은 농산물을 소비하고, 함께 살아가는 지역 농민의 농산물을 이용하면 좋겠다. 땅 일구며 땀방울 뚝뚝 흘려봤으면 좋겠고, 매일 그렇게 일하는 옥천 농민 얼굴을 알았으면 좋겠다. 옥천읍 상계리에 위치한 개나리어린이집 유명순 원장(52)은 이런 바람을 안고 지역 친환경 농산물로 아이들 급·간식을 준비한다. 개나리어린이집에 다니는 96명 아이는 오전 간식, 점심, 오후 간식을 먹고, 지역 농가를 방문해 현장을 체험하며 자란다.

   
유명순 원장

“10여 년 전, 로컬푸드가 시작될 때부터 관심을 많이 가졌어요. 좋은 먹거리를 먹으면 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아토피, 질병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었죠. 또 농촌 지역인 옥천에서 농사짓는 사람도 행복하면 좋겠어요. 실제로 텃밭 농사를 지어보면 되게 힘든데, 같은 지역 주민이 얼굴 있는 먹거리를 소비하는 게 좋잖아요.”

개나리어린이집 아이들은 오전 간식, 점심, 오후 간식을 먹고, 시간 연장했을 때는 저녁에도 어린이집에서 먹는다. 유명순 원장이 옥천군 학교급식차액지원사업(3억5천만 원, 군비 100%), 아동간식지원사업(1억7천500만 원, 군비 100%)을 통해 지역 친환경 농산물을 주문하면 두 명의 조리사가 아이들 급·간식을 준비하는 식이다. 어린이집 급간식 지원사업은 2010년 기존 옥천군 어린이집 우유지원을 지역 친환경농산물 현물(식재료)지원으로 바꾸며 시작됐다. “처음에는 현금이 아닌현물지원에 반대하는 어린이집이 많았는데, 계속 하다보니 ‘로컬푸드’에 공감하고, 협력했다”는 유명순 원장의 말처럼 옥천군 어린이집 급간식지원사업은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친환경공공급식의 씨앗이 된다.

   
개나리어린이집 급식으로 나오는 블루베리

개나리 어린이집 아이들 간식에는 동이면 농민이 재배한 블루베리가, 급식에는 옥천살림에서 만든 두부가 나온다. 11시 30분 점심시간, 밥상에 나란히 앉아 급식을 먹는 아이들은 그 현장을 직접 체험한다.

“밥을 먹는 데는 교육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흔히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해서, 밥상 앞에서 예절과 기초 생활습관을 배운다고 하잖아요. 그게 나중에 인격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먹거리의 소중함을 알고 지역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농가 체험이 필요하다고 건의했어요. 그게 4~5년 전 이었어요. 지금은 학교급식 지원예산으로 어린이집마다 1년에 한 번 두부, 딸기, 포도, 감자 농가 체험을 가죠. 이번에는 동이면 한현수 씨 딸기 농가에 갔는데, 건강에 좋은 먹거리를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자원봉사 온 부모님도 아이 보면서 흡족해하시더라고요. 직접 딸기를 따 먹었던 기억이 아이들에게도 오래도록 남지 않을까요?”

유명순 원장은 옥천읍 금구리 공심이골에서 태어나 대학교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교육행정직에서 1년간 근무하다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인천 청암유치원 교사로 들어간다. 3년 뒤 고향으로 돌아온 유명순 원장은 로컬푸드 운동이 시작된 2008년부터 그 흐름을 유심히 지켜봤다. 맞벌이 부모님을 대신해 장시간 맡겨진 아이들인 만큼 정성스러운 교육과 먹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홍성, 완주 등 답사도 종종 가는데, 옥천살림도 거기에 뒤지지 않는 것 같아요. 품목도 다양하고,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반품시켜 다른 걸 보내주니까요. 옥천처럼 아이들 체험활동 하는 데도 많지 않아요. 그전에는 부모님들한테 체험비 받아서 논산까지 딸기 따기 체험하러 갔는데, 이제 가까운 옥천 농가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죠.”

건강한 삶을 위한 지역 친환경 농산물 생산·유통·소비에는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유명순 원장은 매달 조리사와 품질이 좋았던 농산물, 좋지 않았던 농산물을 이야기해 학교급식지원센터·아동간식지원사업 회의 때 이야기 하고, 모양이 예쁘지 않다고 무조건 품질이 떨어지는 농산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옥천 로컬푸드에 자부심이 있고, 품목도 점차 확대됐으면 한다. 내 아이를 키우는 마음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올해 6월부터 옥천군 유치원-고등학교 무상급식 사업이 시행됐는데, 교육청 소관인 유치원과 다르게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관이라 대상에 포함이 안 되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옥천군 학교 무상급식 지원 조례에 어린이집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계속 건의를 하고 있어요. 무상급식 사업을 통해 옥천에서 자라는 아이 모두 지역 친환경 농산물을 먹고 자라면 좋으니까요.”

농촌에는 피부로 와 닿을 만큼 빠르게 아이들이 줄고 있다. 개나리어린이집에도 예전만큼 문의 전화가 많지 않고, 옥천에 원아가 다 차지 않는 어린이집도 있다는 게 유명순 원장의 말. 지역 농산물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라면 옥천에 자리 잡아 ‘먹거리의 소중함’을 말할 수 있게 될까? 아이들은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저로 식판과 입을 오가며 바쁘게 밥을 먹는다. 유명순 원장은 ‘내 아이’를 돌보듯 아이들을 바라본다.
 

   

점심을 먹고 있는 개나리어린이집 원아

   

점심을 먹고 있는 개나리어린이집 원아

   
개나리어린이집 6월 식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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